Art in the Anthropocene
Artists collaborating with CAS and their annotated work
<AIR SHOP: 식물마스크 시리즈>, 3050x1220x1900cm, 혼합재료, 2017
<AIR SHOP: Plant Mask Series>, 3050x1220x1900cm, mixed media, 2017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오염물질’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배출한 오염물질은 도시에 은밀히 존재하며 긴 세월을 우리와 함께 보내고 있지만, 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환경오염을 체감한다. 미세먼지 또한 가시화 되면서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미디어는 이를 증폭시키고 자본주의 시장은 상품을 쏟아낸다. 공기정화식물 또한 이러한 유행에 편승해 최근 들어 인기가 높아졌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 에어샵은 공기정화식물을 이용해 인간의 심리적 공포, 자본주의 사회의 작동원리를 드러내는 장치이다.
<무애착도시_소실점>, 가변크기, 소금, 풍선 천, 2018
<Non-Affection for the City_Vanishing Point>,variable dimensions, salt, balloon, fabric, 2018
아파트, 가로등, 가로수, 벽돌담, 회양목 등은 도시의 외관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이지만 그 존재감이 잘 인지되지 않으며, 그들의 생성과 소멸의 시점도 불분명 하다. 전시장 안에서 그들은 풍선으로 존재하며, 팽창하는지 수축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존재한다. 바다 안에 녹아있어 보이지 않던 소금은 마치 채굴된 광물과 같은 모습으로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도시 안에서 보이지 않던 도시의 구성요소들은 표본화된 상태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무애착 도시는 인간적 요소를 배제한, 도시의 비인간적 개체들이 주체가 되는 풍경이 된다.


<재활용 조경>, 가변크기, 생활 오브제, 식물, 테이프, 나무, 2016
<Recycled gardening>, dimensions variable, objects, plants, tape, wood, 2016
작업실 주변을 걷다가 공사장 폐기물들과 아스팔트 사이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내 방에서 마음대로 조경’을 시도해 보았다. 외부환경에서는 잘 자라던 식물들은 실내로 편입되면서 마치 사람의 통제 아래 연약한 개체로 변한 것처럼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 살아남은 것들은 모여 군집이 되고, 새로운 섬이나 마을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종과 재배의 현장>, 가변크기, 로봇청소기, 버블머신, 팥, 아크릴, 모터, 시멘트, 아스팔트, 2018
<Field of sowing and cultivation>, dimension variable, Robot cleaner, bubble machine, red bean, green onion, acrylic, motor, cement, asphalt 2018
3년 전 폐쇄된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는 사람이 떠난 뒤 ‘야생’의 장소가 된 것처럼 보인다. 아스팔트의 갈라진 틈 사이로 잡초가 자라고 있고, 창문에는 거미줄이 가득했다. 그 장소를 지배하는 것은 사람이 아닌 것들이었다. 나는 그곳의 작은 공간을 빌려 결과물이 없이 과정만을 반복하는 ‘파종과 재배’의 풍경을 만들었다. 파종기가 달린 로봇청소기는 공간을 배회하며 시멘트 바닥에 씨앗을 뿌리고, 다시 씨앗을 거두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따금 작동하는 스프링클러는 공기 중에 사라지는 비눗방울을 내뿜는다. 표지판과 시멘트뿌리, 아스팔트 파편이 파종을 기다리는 모종처럼 서있다. 만약 인간 문명 이후에 기계문명이 등장한다면 그들의 파종과 재배의 현장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지 상상해 본다.

